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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풀꽃도 꽃이다 - 조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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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책을 들고다니지만 생각보다 짬이 나지 않아서 한 권, 한 권을 완독하는데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그런데 이번에 조정래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길래 읽고있던 책들을 뒤로한채 구매를 하였습니다.

 지난번 읽었던 정글만리가 너무 재미있고 유익해서 신간을 기대하던 중이었는데, 2~3년 전엔가 어느 강연에서 작가님이 한국 교육에 대해서 책을 쓴다고 하셨었는데 결국 풀꽃도 꽃이다 라는 신간을 내셨습니다.

 2권짜리 장편소설인데 내용자체가 너무 쉽게 쓰여져 있고, 조정래 선생 특유의 작가정신이 고스란이 녹아있었습니다. 이를테면 등장인물간의 대화를 통해서 본인이 하고싶은 말들을 쏟아 내는 거죠. 21세기 이후에 진행되었던 사교육 과다현상과 그로 인한 부작용들 특히나 일제고사 등을 통한 우리 불쌍한 학생들을 자살로 내몰고, 사회적인 이슈를 양산해 내던 그 시절을 주로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는 출판사 해냄에서 작품소개 자료에 있는 내용을 가져와 보았습니다. 이 책은 2권짜리 장편임에도 등장인물이 너무 많고, 에피소드 또한 너무 다양합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대부분 스토리가 연결이 되어 주인공들이 결국 우연한 기회로 서로 만나고 얽히고 섥히는 내용들이 있지만, 이 소설에는 그런 내용을 기대하시면 안됩니다.


등장인물 소개

강교민

전교생 모의고사 석차를 복도 벽에 붙이는 교장의 행태에 반발해 항의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사립 고등학교 15년차 국어교사. 사교육 시장에서도 러브콜을 보낼 만큼 월등한 수업 실력 때문에 ‘혁신 꼴통’인 그를 교장도 어쩌지 못한다. 성적보다는 인간의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강조한다.

 

유현우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어서야 귀가해 아이들 얼굴 보기도 어려울 만큼 부단히 바쁜 대기업 부장. 아버지의 역할이란 가족이 먹고살 수 있도록 열심히 돈을 버는 일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은 와중에 우연치 않은 계기로 공부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아들의 진심을 알게 되고, 아버지의 역할이란 무엇인가를 배우기 시작한다.

 

김희경

강교민의 고교 동창인 유현우의 아내로 대학 졸업 후 가족을 위해 헌신해 온 전업주부. 남편처럼 상사에게 시달리는 직장인보다는 아들 지원이 서울대 법대를 나와 판검사가 되어 권력과 함께 돈과 명예를 두루 가진 사람이 되도록 만드는 것을 일생의 목표로 삼고 꾸준히 아들의 학습을 관리한다.

 

유지원

어릴 때부터 계속되어온 엄마의 성적 관리에 극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아 틱 장애와 심리적 불안 상태를 보이는 중학교 3학년생. 고통의 시간을 줄이기 위해 어서 세상을 떠나야만 한다는 결론으로 밤마다 자살 사이트를 드나든다. ‘영수국’보다는 독서를 좋아하고, 일진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같은 반 친구를 돕고 싶어 한다.

 

최미혜

고교 동창인 김희경이 아들 문제 때문에 고민을 털어놓을 때 공감하고 위로하면서도 막상 친구가 딸을 명문 여자대학에 보냈다는 사실이 떠올라 새삼 질투와 시샘을 느끼는 40대 주부. 딸에게서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자 딸이 집에 없는 사이에 책상 서랍을 뒤져 내용물을 확인하며 애를 태운다.

 

신예슬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장래 희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중학교 3학년생. 부모님을 설득해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프랑스로 유학 갈 것을 계획한다. 대학 입시 준비를 위한 과외 수업을 그만두자, 친구들에게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한다.


 정글만리 에서도, 주인공이었던 중국유학생과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비즈니스 맨들이 연결되어 만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결국 별개의 사건으로 종결이 되었던 것 처럼 이 소설에서도 수많은 에피소드에 나온 인물들이 대부분 만나지 않습니다. 특히나 불쑥 나왔던 미국인 영어강사들 이야기는 한국인의 미국인에 대한 비판을 조정래 작가 시선에서 쏟아내고는 1권 마무리와 2권 초반쯤에 나오고 다시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ㅎㅎ

 이 책을 읽고나서 지인과 술자리를 가지면서 한국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았는데, 사실 제가 학교 다닐 시절은 지금 책에서 이야기 한 이정도의 분위기는 아녔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도 아이를 키워 나가야 되는 이 상황에서 정말 이런 상황들이 연속된다면 어떻게 해야될지 걱정부터 앞서는 심리상태에서 이 책을 덮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마무리는 사교육 전쟁에서 도망치고 싶어하던 아이들이 대안학교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데요, 예전엔가 최재성 전 국회의원이 나와서 자녀들 대안학교 보낸 이야기를 아주 자신있게 이야기 한 것이 생각났습니다.

 저도 그 이야기를 들을 당시,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는데, 과연 와이프가 인정해 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섰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만일 책에서 나온 정도의 상황이 된다면 저도 고민하지 않고 우리 아이들을 대안학교로 보낼생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잔상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었는데, 장애를 가진 아이의 아빠가 나와서 아이를 위해서 내가 어떻게 해야될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전에도 이에 대한 법륜스님이 한 이야기가 있지만서도, 다시듣는 이야기지만 책을 읽어서인지 너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이야기인 즉슨, 아이가 잘생기고 똑똑하고 말잘듣고, 어느 누구한테 내놔도 자랑거리가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건 부모의 마음이 아니고 옆집 또는 동네 아주머니 생각과 같은거다. 아이가 어떻더라도 아이를 사랑해주고 존중해 주는것이 부모이고, 그래야 아이가 올바르게 자랄수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사실 저도 사람을 평가할 때, 외모로 평가하고, 직업, 학벌에 대한 편견을 갖고 대하기 쉬운데, 세상에 어느 누구도 그 인간 존재로서 대우를 받지 않아야 되는 사람은 없다는 진리를 다시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선 내 자신을 낮추고, 주변 모든 사람을 인격체로 존중하고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책 제목에 영감을 준 것 같은.. 책 안에서도 소개된 시 한편으로 마무리를 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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